2023년 마켓컬리 코스피 상장 가능할까?

지난 4일 마켓컬리는 코스피시장 상장을 연기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4조원이 넘는 몸값을 인정받으며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국내 새벽배송 서비스 플랫폼 마켓컬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

마켓컬리 상장 연기의 이유와 향후 전망을 분석합니다.

 

 

마켓컬리 "2023년 상장 연기한다"

국내 새벽배송 플랫폼 1위 기업인 마켓컬리가 당분간 국내 증시 상장을 연기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라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대외적 상황을 고려하여 기업공개(IPO) 절차를 연기하겠다고 밝힌 것인데요.

이는 마켓컬리가 작년(2022년) 8월 국내 증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이후 약 반년만에 상장 계획 입장을 보류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마켓컬리의 이번 결정을 두고 무엇보다 급격하게 축소된 기업가치를 지적했습니다.

 

마켓컬리 몸값 얼마일까?

증권업계 주요 관계자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2023년 말 기업가치는 약 4조원을 웃돌아 큰 화제를 모은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마켓컬리의 현재 가치가 8000 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21년 말 마켓컬리는 프리 IPO 과정 중 재무적투자자였던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측으로 부터 기업가치 4조원의 기준을 적용받아 총 2500억원의 투자를 받은 바 있습니다. 때문에 겨우 1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마켓컬리의 기업가치를 두고 우려의 시선이 커진 상황입니다.

만약 마켓컬리의 기업가치가 현재 수준(8000억 원)에 머무른다면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입니다.

 

마켓컬리의 미래는 거품이었나

마켓컬리의 서비스와 브랜드 인지도는 단연 국내 새벽배송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매년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적자 상황이 지속되는 탓에, 일부에서는 마켓컬리가 코로나 19 사태의 수혜를 지나치게 받아 기업 평가가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켓컬리의 최근 실적은 아래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코로나19 기간 동안 매년 2배 정도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기반 시설 확충이 필요한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마켓컬리 역시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적자 규모의 폭도 가파르게 커진 상황입니다.

마켓컬리-실적(출처:아시아경제)

 

 

매출과 고객수는 거품이 아니다

마켓컬리의 성장세 만큼은 확실히 허상이 아니었습니다. 2015년 서비스 출범 당시 29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은 단 7년만에 500배가 넘게 상승했습니다. 마켓컬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플랫폼 거래액은 2조원에 달하였습니다.

플랫폼에 가입한 고객수 역시 2021년 말 기준으로 1000만명을 넘어서 2015년 대비 200배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작년 6월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마켓컬리 MAU(월활동이용자수)는 356만명에 달해 고객들의 높은 브랜드 충성도 역시 증명된 것입니다.

마켓컬리-샛별배송

마켓컬리의 성장 비결은 파격적인 서비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혜 덕분이었습니다. 원격 근무 등 재택 생활의 비중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배송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인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운영)이 높은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던 것처럼 마켓컬리 역시 코로나19 사태의 수혜를 톡톡히 입은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물가 폭등과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유니콘 기업에 대한 투자금 유입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으며, 코로나 이전 대면 생활로의 복귀가 가시화되는 상황 역시 마켓컬리에게는 새로운 악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합니다.

 

마켓컬리 "상장 철회는 아니다"

마켓컬리는 새로운 악재 속에서 지속적인 혁신 비즈니스를 선보여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하지만 마켓컬리가 적자기업으로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습니다.

만년 적자 기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던 쿠팡이 지난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마켓컬리 역시 중장기적으로 적자를 극복하고 코스피 상장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켓컬리 관계자 역시 상장 철회가 아니라 연기였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동 관계자는 "뷰티컬리 등 마켓컬리의 신규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런칭되었고, 향후 마켓컬리의 기업가치가 올바르게 평가받을 때 상장을 재추진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상장할까?

마켓컬리는 지난해 8월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습니다. 해당 승인에 대한 유효기간은 올해 2월 말이기 때문에 최소 1월 말까지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마켓컬리가 최근 상장을 연기하겠다고 밝힌 점을 미루어 보아 올해 상반기 중의 상장 추진은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향후 마켓컬리가 상장을 재추진한다면 그 시점은 주요국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고 물가 안정이 예상되어 증권 시장으로 시중 자금의 유입이 증가하는 때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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